(서울=뉴스1) 신건웅 강수련 문혜원 기자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

'실용적 시장주의'를 내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경제 살리기를 강조한 데 이어 해묵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뛰어넘는 계기로 주목받고 있는 상법 개정에 바로 착수하면서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그동안 '셀코리아' 기조로 주식을 팔기만 하던 외국인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틀 간 2조 원 가까이 사들였고, 코스피는 11개월 만에 2810선을 넘어섰다.

5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1.21p(1.49%) 상승한 2812.05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831.11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코스피가 2830선까지 오른 것은 7월 17일(2868.58) 이후, 종가 기준으로 2810선을 넘긴 것은 지난해 7월18일(2824.35) 이후 11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9166억 원, 기관은 2805억 원 각각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은 1조1855억 원 팔아치웠다. 특히 외국인은 전일과 이날 이틀간 1조9754억 원을 순매수했다.

새 정부 기대감이 증시 훈풍으로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일 취임과 동시에 성장을 강조하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나선 데 이어 이날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상법 개정안 재상정에 나섰다.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와 함께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집중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 제도와 '전자주주총회 도입'도 포함됐다. 시행 시기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제외하곤 '대통령 공포 시'로 앞당겼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자본시장 선진화, 내수 부양 정책 기대감이 급격히 높아졌다"며 "외국인 수급 모멘텀, 기관 매수세가 지속되며 코스피 연이틀 상승을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6.02p(0.80%) 상승한 756.23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지수 상승을 견인한 주역이다.

이날 SK하이닉스(000660)는 전일 대비 7000원(3.22%) 상승한 22만 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중 23만 원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23만닉스'는 지난해 7월 17일 이후 약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전일 대비 1300원(2.25%) 오른 5만 9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1호 공약으로 제시한 '반도체 산업 지원 계획'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대선 공약집에는 △인공지능 대전환을 통한 인공지능(AI) 3강 도약 △차세대 첨단 기술 개발과 투자 강화 △세계 최강 AI 인프라 구축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821억 원, SK하이닉스를 2381억 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1, 2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인공지능(AI) 정책 수혜 기대감에 카카오와 네이버도 반응했다. 카카오(035720)는 전일 대비 2700원(6.49%) 오른 4만 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035420)도 전일 대비 5700원(3.07%) 오른 19만 1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AI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약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자 수혜 가능성이 부각된 영향이다.

여기에 각사가 해외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기대감도 모였다.

카카오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의 협업을 예정하고 있으며,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넷플릭스 경영진과 만나 기존의 '네넷' 멤버십을 비롯해 협업 모멘텀을 이어갔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오픈AI와 함께 '한국형 슈퍼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연내 출시할 것"이라며 "카카오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오픈AI의 고급형 AI 모델과 결합해 우수한 추론 능력과 자율성을 보유한 한국형 슈퍼 AI 에이전트 플랫폼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원전주도 체코 원전 수출 계약을 확정 지으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전일 대비 3250원(7.62%) 상승한 4만 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4만 62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외국인투자자가 265억 6563만 원어치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면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는 각각 175억 9170만 원, 174억 8767만 원어치 팔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밖에 우진(105840)(6.53%) 한전KPS(051600)(5.33%) 우리기술(032820)(4.11%) 비에이치아이(083650)(2.04%) 등 원전주로 묶이는 종목이 일제히 상승했다.

4일(현지시간) 체코 뉴스 통신사 CTK에 따르면 한수원과 체코 전력공사(CEZ) 산하 두코바니 II 원자력발전사(EDU II)가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해외 원전 수출은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6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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