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공장 일부 재가동에도…버거업계, 공급망 재편 '분주'
번 공급 여전히 불안정…일부는 생산라인 추가 검토
신세계푸드, 번 자체 생산 결정…"전면 전환 아닌 일시 대응"
- 이강 기자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가 SPC삼립 시화공장의 일부 라인 재가동 이후에도 공급망 재편을 검토하거나 시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은 근로자 사망 사고 이후 중단됐던 시화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재가동했지만, 햄버거빵(번) 생산을 담당하던 라인은 여전히 멈춰 있는 상태다. SPC에 의존해 온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번 수급 안정화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 가운데 맥도날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브랜드가 SPC로부터 햄버거 번을 공급받고 있다. SPC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사고 이후 수급 공백은 가맹점 운영 차질과 소비자 불편으로 직결됐다.
버거킹은 시화공장 재가동 이후 물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버거킹 관계자는 "사고 전보다 공급량이 크게 줄어 판매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며 "레시피 이전 등 고려 사항이 많지만, 소비자 불편이 커진 만큼 다른 생산라인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KFC도 추가 공급처를 검토 중이다. 치킨 중심의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해 매장 운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번 수급 불안정이 장기화함에 따라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KFC는 현재 매장 간 유통 조정, 공급 일정 조율 등 다각적인 대응책을 병행하고 있다.
SPC 외 공급망을 갖춘 브랜드들도 완전한 안정화에는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노브랜드버거를 운영하는 신세계푸드(031440)는 사태 해결을 위해 내부 베이커리 생산라인 가동을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수급 부족분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일 뿐 전면 전환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GRS는 기존에도 롯데웰푸드(280360)와 중소업체 등에서 햄버거 번을 공급받아 왔지만, 여전히 전량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 공급 파트너사에 생산량 확대를 요청한 상태다.
사전에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했던 맘스터치도 수급 불안정으로 지난달 24일 하루 동안 서울 및 수도권 12개 직영점에서 배달 판매를 중단하고 해당 물량을 가맹점으로 공급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앞으로도 직영점 배달 수량 조정 등을 통해 번 수급 이슈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는 SPC를 향한 여론 악화가 햄버거 프랜차이즈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PC삼립만큼 국내 공급이 가능한 생산공장을 찾기가 어렵고, 버거 특성상 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 영업 불가로 이어지는 만큼 전면 교체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생산량 및 설비 투자 확대를 고려하는 회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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