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김밥 국무회의' 4시간 강행군…첫 안전회의 '장마' 걱정
취임 후 첫 국무회의…김밥 한 줄, 물 한 잔으로 끼니 해결
대립했던 尹 각료들 마주하며…"어색하죠, 웃으며 합시다"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5일 '김밥 한 줄'로 점심을 대신하며 약 4시간의 국무회의를 이끌었다. 취임 이틀 차에도 쉼 없는 강행군을 이어가며 국정 공백 최소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50분까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새 정부의 내각 구성이 완료되지 않아 국무회의에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각료와 더불어민주당과 대립했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정철학을 현재 내각과 공유하고 공약 관련 사안에 대해 검토 및 업무 현황을 파악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또 최근 발생했던 대형 산불 재해 등 특이성과 대비 대책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점심시간 없이 이어진 회의 중 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은 김밥 한 줄로 끼니를 해결하며 회의를 이어갔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기자들을 만나 "(국무위원) 보고에 따라 대통령이 필요한 지시 사항들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 한 잔과 김밥 한 줄 먹으며 회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임 초기부터 분초를 쪼개 국정 현안을 챙겨 '일하는 정부'의 면모를 각인시키려는 행보로 읽힌다. 전임 정부와 확연히 다른 국정운영 스타일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대립각이 컸던 윤석열 정권 각료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의식한 듯 "좀 어색하죠, 웃으면서 합시다"라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직후 안전치안점검회의도 연이어 진행했다. 그는 "국가의 존재 이유 중에 가장 큰 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이번 장마에 수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점검해 보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야당 대표들을 만나고 1호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하는 등 국민 통합과 민생 경제를 강조하는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민주당 정권 이재명 정부는 정의로운 통합정부, 유연한 실용정부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취임 후 첫 식사 상대는 야당 대표들이었다. 이 대통령은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대표단과 통합을 상징하는 '비빔밥' 오찬을 함께했다.
저녁에는 민생경제 챙기기에 공을 들였다. 이 대통령은 오후 7시 30분 비상경제점검 TF 관련 부서 책임자 및 실무자 소집을 지시, 직접 회의를 주재했다.
bchan@zl7ec.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