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한국이 지난해 말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 20% 이상)에 진입한 가운데, 올해 아파트·빌라 등 집합건물을 증여한 10명 중 4명은 7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주택을 물려주는 연령층도 높아지고 있다.

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5월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빌라 등) 소유권 이전 등기에서 증여를 선택한 1만 4281명 가운데 70세 이상 증여인이 5280명(37.0%)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 37.0% △60대 25.9%(3704명) △50대 17.5%(2506명) △40대 10.5%(1499명) △30대 7.0%(1005명) 순이었다.

이는 불과 몇 년 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증여인 비중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60대(25.5%)였다. 같은 해 70대 이상 증여인 비중은 25.2%였으며, 2020년에는 60대(26.7%), 50대(24.7%)에 이어 23.1%에 그쳤다.

그러다 2022년부터 70대 이상의 비중(28.6%)이 1위로 올라섰다. 이어 2023년 36.1%, 2024년 32.0%를 기록하며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퇴 후 고정적인 소득 확보가 힘든 고령자가 부동산 자산의 증여를 미루면서 70대 이상 증여인 비중이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올해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가구 절반가량(46%)이 은퇴 후 최소 생활비를 충당할 소득이 부족했다. 또 금융자산만으로 현재 소비를 대체할 수 있는 가구는 35%에 불과했다.

부동산을 물려주는 부모의 나이가 올라가면서 증여받는 자녀들의 연령도 상승하고 있다. 올해 1~5월 기준 전체 수증인(1만 5159명) 가운데 50대 비중(24.9%)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50대 수증인은 총 1만 160명으로, 전체의 26.8%를 차지했다. 이어 40대(22.3%), 30대(15.9%) 순이었다.

올해는 30대 수증인 비중(18.0%)이 전년 동기(15.9%) 대비 2.1%포인트(p) 올랐다. 지난해부터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혼인에 따른 증여재산 공제' 제도가 적용되면서 공제 한도가 확대된 여파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직계존속인 증여인이 수증인의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총 4년) 증여한 재산 1억 원의 경우 추가 공제가 가능하다. 기존 직계존속과 직계비속 간 증여재산 공제 한도는 10년간 5000만 원(미성년자 2000만 원)이었는데, 1억 5000만 원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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