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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경찰]"원통함 없게 하라"…죽음의 흔적 쫓는 과학수사대장의 신념

한경진 서울청 과학수사대장 인터뷰 "현장은 한 번뿐이다"
"성과보다 미제 사건 기억 남아…유족 생각하는 마음으로"

편집자주 ...사람도, 조직도 허리가 중요합니다. 위아래를 연결하며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경정(警正)은 경찰의 11개 계급 중 중간인 6번째에 있습니다. 각 분야에서 경험이 쌓여 베테랑이라고 불리는 때이기도 합니다. <뉴스1>은 올해 창경 8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경찰의 중간 관리자이자 전문가인 이들의 활약과 애환을 전하겠습니다.

한경진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이 2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 현장실습장에서 훈련을 시연하고 있다. 2025.6.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김종훈 기자

"우리 신조에 '원통함이 없게 하라'는 말이 있거든요. 이 말이 참 와닿아요."

불 꺼진 한 가정집. 조심스럽게 식탁으로 다가가 파란색 불빛을 비춘다. 그 위에 어지럽게 놓여있던 맥주병, 유리컵 2개와 그 위에 찍힌 손자국이 선명히 드러난다. 이 공간에 남아있던 사람은 싸늘한 주검이 된 변사자 1명뿐. 죽음의 현장에서 진실의 흔적을 찾아내는 이들, 경찰 과학수사대(KSCI)에 새로운 임무가 부여됐다.

뉴스1은 지난 2일 사건 현장으로 꾸며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사 과학수사현장실습장에서 한경진 서울청 과학수사대장(경정)을 만났다. 그는 채증 활동을 시연하며 현장 보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보존된 현장을 조사할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니까 무언가 놓쳐버리면 안 된다고 강박처럼 늘 생각한다"며 거듭 "잘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의 눈빛엔 사명감이 어려 있었다.

2000년부터 일선 경찰서 과학수사팀원으로서 현장 경험을 쌓아온 한 대장은 어느새 과학수사 16년 차 베테랑이 돼 서울 경찰의 과학수사를 책임지고 있다. 한 대장이 속한 서울청 과학수사대는 서울 지역 과학수사를 총괄하면서 화재 현장 감식, 재난 현장에서의 신원 확인을 위한 신속 DNA 검사, 프로파일링 등을 전문적으로 한다. 일반적인 사건 현장에서의 채증, 감식 활동 등은 일선 경찰서 광역 과학수사팀에서 진행한다.

한 대장의 평소 하루 일과는 경찰서 광역 과학수사팀이 올린 주요 사건 보고를 챙기는 걸로 시작된다. 섣부른 예단을 막기 위해 현장에서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은 없었는지 살핀다. 그는 "예컨대 화재 현장이라면 비슷한 현상이 전혀 다른 원인에 의해서 나올 수 있다. 전기 화재 같아도 방화일 수 있는 것"이라며 "미처 취합하지 못한 정보를 더 챙겨보라고 지시한다"고 설명했다.

수사물 영화,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해 이제는 시민들에게 친숙하면서도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 과학수사대. 증거가 거의 남지 않은 현장에서도 단서를 찾아내는 모습이 그려지지만 한 대장은 "영화 속 모습이 부러울 때가 있다"며 미소 지었다. 다만 그는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들이 이뤄지기도 한다"며 "아주 작은 '쪽지문'(일부만 남은 지문 자국)으로도 신원 확인이 되고, 엠보싱이 있는 물건인데도 지문이 쉽게 발견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한경진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이 2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 현장실습장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김명섭 기자

"성과보단 미제 사건 기억 남아…유족 보며 속으로 운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객관적 단서'의 확보는 양보할 수 없는 가치다. 한 대장은 "변사 사건의 경우 현장에 남은 단서를 보면 의혹이 있어 부검을 권고하는데, 현장도 보고 관련자들 진술도 들으며 수사하는 입장에선 부검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면서 "부검해서 범죄가 아닌 것으로 나올망정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으려 한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현상을 가지고 이야기하니 절대 꺾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대장은 원인을 밝힌 사건보단 그러지 못한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한 호프집 주인 살해 사건은 그의 마음 한구석에 15년간 자리잡고 있었다. 현장에 남아있던 직접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인적 사항을 확인할 수 없었던 것. 그런데 사건 발생 15년 후 그에게 한 전화가 걸려왔다.

"'그 사건 나갔느냐'는 말을 듣자마자 알았어요. 아, 해결됐구나." 지문이 일부만 남아 찾기 어려웠던 범인의 신원이 십수 년 동안 고도화된 검색 기술로 인해 밝혀진 것이다. 그는 "다 말할 수는 없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리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건들이 있어 그런 것만 생각이 난다"고 했다.

한경진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이 2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에서 휸련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 News1 김명섭 기자

'원통함이 없게 하라.' 한 대장은 과학수사대의 신조들 중 특히 이 말이 와닿는다고 했다. 그런 그가 인터뷰 중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유족'이다. 지난해 12월 179명이 숨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시 신원 확인 작업을 위해 현장에 대원들을 파견할 때도 그는 유족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한 대장은 "유족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며 "아픔을 느끼는 유족의 마음을 생각하는 게 최선을 다하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참혹한 사건 현장에서 작은 단서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도 침착하게 사건에 임하는 이들이지만 고뇌하는 순간들 또한 없지는 않다. 한 대장은 "우리가 보는 현장은 누군가가 피해를 보고 유족들은 아픔을 느끼는 현장 아닌가. 우리도 속으로 많이 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정 이입이 많이 될 때 가장 힘들다"면서 "평소에 자신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감정 해소가 잘 안되거나 이상한 감정이 들면 상담도 받고 운동도 하며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서울에서 많지 않은 인원으로 꼼꼼하게 사건을 들여다봐야 하는 업무 환경도 녹록지는 않다. 간호학, 병리학 등 전문 지식을 갖춰야 하는 현장 검시 조사관은 서울에 30명뿐이다. 한 대장은 "교대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늘 인원이 부족해 충원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1명이라도 더 있다면 더 세심하게 현장을 살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진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이 2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김명섭 기자

"미국 CSI에 결코 뒤처지지 않아…'기본 충실' 목표"

과학수사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미국의 CSI. 한 대장은 KSCI가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지문 체계가 잘 돼 있고, 수중 변사체 지문 채취 같은 주요 기술은 과거에 (미국에) 전수해 주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서울은 인구가 900만 명이 넘는 도시라 다양한 사건 경험도 많은 편"이라며 "미국에 많을 수밖에 없는 총기 사건 부분의 차이 외에는 우리가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한 대장은 진화를 거듭해 온 과학수사대를 이끌며 앞으로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기술이나 기법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사건에 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현장의 모습은 그동안의 사례들에서 크게 벗어나는 경우가 없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늘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한 번 할 때 완벽하게 해서 사건 담당 형사가 수사하는 데 미진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진 대장

△1970년 △일반공채(1998년) △서울 동작경찰서 과학수사팀장 △울산경찰청 과학수사계장 △서울 은평경찰서 수사과장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장

hi_nam@zl7ec.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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