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젠더 갈등 이대로 괜찮나…女 이재명-男 이준석 '더 극명'
[이대남녀]① 20대 남성 '보수 쏠림 현상' 2022년보다 심화…여성도 이재명 지지
20대 대선 당시 젠더 이슈 급부상…이번 대선까지 구도 그대로 이어져
- 김민수 기자, 김종훈 기자,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김종훈 유수연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분석 결과 20대 남녀 표심이 극명히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여성 유권자들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지만 남성들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했다. 이러한 구도는 젠더 이슈가 급부상한 2022년 대선 때보다 더 심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일 발표된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이하 남성에서 이준석 후보 예상 득표율이 37.2%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김문수 후보(36.9%)를 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0%로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예상 득표율을 기록했다.
주목할 부분은 20대 이하 남성에서 이준석 후보와 김문수 후보 예상 득표율 합산 수치가 74.1%로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2022 대선 출구조사에서 20대 이하 남성의 58.7%가 윤석열 후보를 택했다. 이번 대선에서 20대 남성들의 보수 성향이 더 짙어졌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대선에서는 20대 여성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가장 많은 표를 던져줬다. 20대 이하 여성의 경우 58.1%가 이 대통령을 택했다. 다음은 김문수 후보(25.3%), 이준석 후보(10.3%)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대선에서도 20대 여성 58%는 당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다. 즉 이번에도 20대 여성들은 진보 성향의 후보에게 지지를 보낸 것이다.
20대와 달리 다른 연령대에서는 이와같이 성별에 따라 표심이 엇갈리진 않았다.
40~50대에서는 이 대통령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40대에서 남성 72.8%, 여성 72.6%가 이 대통령을 선택했다. 50대에서 이 대통령을 선택한 남성은 71.5%, 여성 68.1%로 나타났다. 즉 성별에 따른 차이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60대 남성과 여성의 표심도 그리 엇갈리진 않았다. 남성은 48.6%, 여성은 47.5%가 이 대통령을 택했다. 같은 연령대에서 남성 47.7%, 여성 50.0%가 김문수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60대에서도 성별에 따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70대 이상에선 보수 성향인 김문수 후보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남성 65.8%, 여성 62.6%가 김문수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반면 남성 31.3%, 여성 36.2%는 이 대통령을 뽑았다. 70대 이상에서도 성별에 따라 표심이 엇갈리진 않은 것이다.
이번 대선에선 성별에 따른 투표 성향 차이가 더욱 심화했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는 지난 20대 대선부터 형성된 청년층 남녀 대립 구도가 이번 대선까지 이어진 것으로 봤다.
기존에는 유권자의 투표 성향으로 지역과 이념, 그리고 세대로 구분 짓는 게 일반적이었다. 영남·보수·산업화·베이비붐 세대는 보수 성향, 호남·진보·민주화·X세대는 진보 성향으로 구분 짓곤 했다.
그런데 20대 대선부터 20대 이하 남녀 사이에선 정치적으로 뚜렷하게 엇갈리는 표심을 보여줬다. 이는 앞서 2012년 18대 대선과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20대 남녀의 고른 지지를 받았던 것과는 분명하게 구분되는 차이점이다.
'탈이념 세대'라고 규정지을 수 있는 20대 청년들이 20대 대선에서는 기성세대와 달리 이념이 아닌 '젠더 이슈'를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학계에서는 제기됐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 등 20대 남성 유권자를 겨냥한 공약을 내걸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청년 여성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등 여성 표심을 공략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0대 청년들에 대해서 "이들에게는 이념 대결은 더 이상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젠더 이슈가 더 현실적인 문제"라며 "취업이나 결혼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젠더 간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심에서도 남녀 대립이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도 이 평론가는 "이념 갈등이 굉장히 심한 나라였는데 여기에 이젠 젠더 관련 이슈까지 더해진 상황"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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