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 중국 5월 수출 둔화…PPI도 떨어져 경기침체 우려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전월 증가폭 절반, 예상치도 하회
생산자물가 3.3% 하락…공장 활동 부진 의미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과의 관세 전쟁으로 중국의 5월 수출 증가세가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생산자 물가는 2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져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에 국내외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세관은 5월 수출이 금액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4월(8.1% 증가) 대비 대폭 둔화한 데다 로이터 전문가 예상치 5.0% 증가에도 미치지 못했다.
4월 초 발효된 미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가 5월 중순 미국과의 합의로 인하됐음에도 관세 전쟁의 여파는 이처럼 강했다. 5월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는데, 이 역시 4월 0.2% 감소에서 크게 확대됐다. 또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0.9% 감소보다 더 큰 폭의 하락이었다.
수출은 3월과 4월에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4%, 8.1% 급증했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및 전 세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 전에 미국 및 기타 해외 제조업체로부터 주문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중국과 미국이 서로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하면서 중국 수출업체들은 약간의 활력을 되찾았다. 하지만 미중 긴장은 여전히 높고 중국의 희토류 규제부터 대만 문제까지 해결해야 할 다양한 현안이 있다.
4월에 비해 반토막이긴 해도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 중국의 5월 무역흑자는 전월 961억8000만 달러에서 1032억 달러(약 140조 원)로 증가했다.
한편 중국 국가통계국이 같은 날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도 큰 폭으로 하락해 디플레이션(물가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현상) 압력이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물가지수는 4월 전년 동기 대비 2.7% 하락에 이어 5월에는 3.3% 하락하며 2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 때 드는 비용이다. 이 비용이 적어졌다는 것은 공장 활동이 부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 침체 위험을 보여주는 이 지표 역시 미국의 관세와 미중 무역 협상의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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