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무효 판결 정치적…대법원이 바로 잡아야"
보수성향 법조인 레너드 레오 향해 '부도덕한 인물' 이례적 비판
"의회 승인 명시한 판결 유지되면 대통령 권한 완전히 파괴될 것"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등을 무효로 판결한 국제무역법원(CIT)을 맹비난하고,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CIT는 미국에 절실히 필요한 관세에 대해 놀랍게도 불리한 판결을 했지만, 다행히도 연방순회항소법원의 11명으로 구성된 재판부가 CIT의 명령을 일시 중단시켰다"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이례적으로 이번 판결의 배후에 보수성향의 법조인 및 단체가 있다면서 그들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CIT의 판결에 참여한 3명의 재판관이 법률 활동가인 레너드 레오(Leonard Leo)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그(레오)는 자신의 방식으로 아마도 미국을 증오하며, 자신의 야망을 갖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레오는 보수성향 단체인 연방주의협회(Federalist Society) 전 의장으로, 트럼프와 협력해 보수 성향의 연방 대법원을 구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오에 대해 "진짜 '부도덕한 인물'(sleazebag)"이라면서 "그는 자신이 판사들을 통제한다고 공개적으로 자랑하며, 심지어 미국 최고재판소 판사들도 통제한다고 말한다. 저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길 희망하며 믿지도 않는다''라고 거듭 비난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와 레오의 관계와 관련, 트럼프가 레오의 조언에 따라 법원에 임명한 보수파 판사 3명이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트럼프를 집권시키기 위해 개입하지 않은 것에 실망하면서 악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또 CIT의 3명의 판사 중 1명이 자신의 첫 번째 임기 중 임명된 티모시 레이프라는 점 때문에 트럼프가 비난의 화살을 레오와 연방주의협회로 돌렸을 것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에서 "연방주의협회가 여러 사법 임명 문제에서 저에게 나쁜 조언을 했기 때문에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이것은 결코 잊혀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적었다.
트럼프는 또 "CIT의 판결은 너무 잘못됐고, 정치적"이라면서 "최고재판소가 이 끔찍하고 국가를 위협하는 결정을 신속하고 단호하게 번복하기를 희망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 끔찍한 판결은 제가 이 관세에 대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면서 "즉, 수백 명의 정치인들이 워싱턴DC에서 수주, 심지어 수개월 동안 모여서 우리를 불공정하게 대하는 다른 국가들에 어떤 관세를 부과할지 결정을 내리려고 할 것이다. 이 판결이 유지되면 대통령의 권한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CIT의) 이 판결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환영받고 있다"면서 "극좌파 판사들과 일부 악의적인 인물들이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 이 결정에 따라 미국은 수조 달러를 잃게 될 것인데, 이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돈이다"라고도 했다.
그는 "이는 주권 국가로서 우리에게 내려진 가장 혹독한 재정적 판결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 대통령이 경제와 재정적 피해를 주는 자들로부터 미국을 보호할 수 있도록 허용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레너드 레오는 짧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법원을 개혁한 데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영광이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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