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는 대단한 마약 중독자"…허니문 파투 요인은?
머스크 마약 사용 우려 및 행정부 관계자들과 잦은 갈등
관세 정책·감세안 등에도 이견…"화해할 수 있지만 예전 같지 않을 것"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두 사람의 관계가 흔들리게 된 계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하고 탄핵까지 거론하는 머스크에 충격을 받아 지인 및 지지자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머스크를 "대단한 마약 중독자"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머스크가 대선 기간에 케타민을 과도하게 복용해서 방광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한 적이 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와 관련된 것이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머스크의 약물 사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가 두 사람의 결별을 부추긴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머스크의 무리한 업무 추진 방식, 정치 감각 부족,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과의 이념적 차이 등도 두 사람의 관계를 틀어지게 했다.
WP는 먼저 지난 2월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가 연방 정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성과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점을 꼽았다.
이메일이 각 기관 수장들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전달됐고, 일부 연방 지방법원 판사들과 기밀 정보 취급자들에게까지 발송되자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서 머스크가 연방 정부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4월 1일에는 머스크가 위스콘신주 대법원 판사 선거에서 보수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으나 해당 후보는 선거에서 참패했고, 이후 공화당은 머스크가 정치적 리스크를 넘어 짐이 되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이후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불만을 내비치며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및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 등과 설전 및 몸싸움을 벌인 것도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관계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WP는 전했다.
또한 테슬라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머스크가 행정부 활동을 줄인 사이 행정부 내 머스크 반대파들은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기도 했다.
특히 세르지오 고르 백악관 인사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머스크의 추천으로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후보로 지명된 자레드 아이작먼이 과거 민주당 후보들에게 한 정치 후원금 내역을 건넸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작먼의 충성심을 우려해 지명을 철회했다.
아이작먼의 지명 철회는 머스크의 우주 개발 야망에 결정타가 됐고 양측의 갈등도 악화됐다. 이후 머스크가 트럼프의 감세안을 비난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도 파국으로 치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머스크에게 실망했다고 말한 데 이어 지난 7일에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대통령직을 모욕했으며 그와의 관계는 끝났다"고 밝혔다.
머스크도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함께 있는 영상을 공개하며 '엡스타인 파일'(엡스타인 연루자 명단)에 트럼프가 있다"라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기름을 부었다.
한 백악관 인사는 WP에 트럼프와 머스크가 "화해할 여지는 남아 있다"면서도 "예전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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