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쇼크→조기대선' 1500원 넘보던 환율…李정부 첫날 1360원대로
"정치 불확실성 해소, 추경 편성…환율 하락 재료"
관세 협상 단계적 진전…하반기까지 환율 1300원 초반대 하락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따른 '정치 공백'으로 한때 1500원에 달했던 환율이 이후 최대 120원 가까이 떨어지며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역대 대선에서 새 정부 출범 후 경제 성장 정책에 따라 환율은 단기적으로 하락한 바 있는데, 이번에도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며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발 관세 전쟁이 단계적인 진전을 보이면서 올해 하반기 중 1300원 초반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정치 리스크 해소는 이미 선반영됐고, 대선 결과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 달러 향방에 따라 환율이 변동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위기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3.6원 내린 1369.5원에 마감했다. 이는 비상계엄 당일 고가인 1442원 대비 72.5원, 계엄 이후 미국발 관세 전쟁이 극에 달했던 지난 4월 9일(1487.6원) 대비로는 118.1원 떨어진 수준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정치 공백' 불확실성이 해소된 결과라는 평가다. 계엄 이후 환율은 하루 사이 40원 가까이 급등하는 등 변동 폭이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관세 전쟁' 여파까지 더해지며 지난해 말에는 한 때 1486.7원을 기록하는 등 1500원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초 "환율이 1400원에서 1470원 수준까지 올랐는데 그중 50원가량이 미국 달러화 강세에 따른 영향, 20원이 정치적 이유"라며 계엄 영향을 설명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정치 공백 해소로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환율 하락을 예상했다.
새 정부는 '성장'을 목표로 2차 추경 편성을 예고했는데, 확장적 재정정책과 내수 회복으로 원화 절상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진행된 5회 대선 사례를 보면, 환율은 대선 이후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하락한 사례가 많다. 연말 기준 1300원 초반대까지 점차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배경이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공약과 같이 시장의 수급 환경과 투자 매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이행된다면 외환스와프 시장을 통한 유동성 확보 환경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말 기준 133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2000년 이래 진행된 5회 대선에서 환율은 대선 이후 20거래일간 대체로 하락한 사례가 다수"라며 "작년 12월 이후 정치 불확실성이 환율 상승에 일정 수준 기여한 만큼, 이번 정치 공백 해소도 환율 하락 재료로 소화될 여지가 존재한다"고 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관세 협상이 단계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원화 저평가 해소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재명 정부하에서 2차 추경 편성은 최소 40조 원 이상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경제 성장 전망 개선은 저평가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환율 전망을 1300원을 하단으로 점진적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환율 움직임은 우리 경제보다 세계 무역분쟁과, 미국 달러 향방에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김두언·김상훈·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대선 이후 금융시장 방향성 점검' 보고서에서 "환율 움직임은 우리 경제보다 무역분쟁과 달러 향방에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며 "달러 약세 추세는 이어지겠지만, 미중 무역긴장과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변화 등은 변동성을 높일 수 있어 환율 하락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당분간 달러 약세 국면이 유지될 것"이라며 "미 경기의 확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 회복에 대한 기대도 제한적이라, 무역 협상 과정에서 아시아 통화 절상 가능성이 대두되는 것만으로도 환율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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